[경제와 세상] 에너지혁명,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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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4   |  발행일 2017-11-24 제22면   |  수정 2017-11-24
기존의 전력망에 IT를 접목
최적의 효율 스마트 그리드
사물 인터넷·전기차 산업 등
대구 차세대사업 육성 토양
에너지 부족문제 해소 대안
[경제와 세상] 에너지혁명,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
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이제 에너지 문제가 우리의 삶 속에서 과거보다 더욱 비중을 크게 느끼게 한다. 신고리원전 건설 재개 여부에 대한 논의를 계기로 에너지에 대한 전 국민의 관심이 높아졌고, 지금까지 절약의 대상이었던 에너지가 우리의 안전과 직결되는 대상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지켜보면서 자연스레 미래의 에너지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도 고심하게 된다.

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효율성과 채산성을 기준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던 시대는 지났다. 많은 전문가들은 미래의 에너지 생산은 안전뿐만 아니라 미래세대의 지속가능성 여부까지 고려해서 접근해야 한다고 말한다. 즉 어떻게 하면 더 저렴하게 더 많이 생산할까 하는 전통적인 비용의 개념을 탈피하여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가 기준이 된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화력과 원자력 등 종전의 전력 생산 방식에서 벗어나 풍력, 수력, 태양광, 지열 등을 이용한 친환경·신재생 에너지원으로 생산하는 것은 혁신적인 기술과 천문학적인 비용까지 수반하게 된다. 지속가능성과 안전을 보장하는 에너지혁명이 시대의 큰 흐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고민이 되는 이유다.

에너지혁명을 조금 다른 시각에서 접근하면 어떨까? 에너지혁명이 필연적이고 에너지 생산비가 증가하는 것을 피할 수 없다면, 생산된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관리하는 것이 에너지혁명에 대비하는 우리의 바람직한 자세다. 기업현장에서 원자재 값이 오르면 생산공정을 혁신하여 생산비 상승을 억제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이러한 생각을 구체화시킨 것이 바로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단지’다. 스마트 그리드는 기존의 전력망에 정보기술(IT)을 접목한 것이다. 전력 공급자와 소비자가 양방향으로 실시간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에너지 낭비를 줄이고 효율을 최적화하는 시스템이다. 스마트 그리드 단지에서는 태양광이나 풍력, 폐열 등 신재생 에너지와 친환경 에너지로 전력을 분석하여 생산하고, 사용전력량을 미리 예측하여 수요자에게 공급하게 된다. 이때 전력수급 상황별로 요금을 차등 적용해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에너지를 절약하도록 유도하고, 예비전력은 에너지저장시스템에 저장해 놓았다가 전력량이 늘어나는 시점에 우선 공급하는 방식이다.

시민들에게는 조금 낯설 수 있는 이러한 이상적인 에너지 생산·관리 시스템이 우리 지역에서도 조성되고 있다. 대구시는 이미 2013년도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스마트 그리드 확산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차세대 에너지정책을 통한 스마트 그리드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작년부터는 국가산업단지에 블록형 마이크로 그리드를 구축하는 것을 비롯해 테크노폴리스에는 에너지 자족도시를 건설하여 에너지 효율화에 앞장서고 있다. 이와 함께 2030년까지 청정에너지를 사용한 전력에너지 자립화와 신재생에너지 보급률 25% 달성 등 에너지혁명 선도도시로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특히 스마트 그리드의 주요 개념인 정보의 실시간 교환을 통한 전력 효율화와 에너지저장시스템은 대구가 차세대 주력산업으로 선정한 사물인터넷과 전기차 산업 발전을 성공으로 이끄는 양질의 토양이 될 수 있다. 이는 곧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앞서갈 수 있는 강력한 경쟁우위 요소를 갖추게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최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 상황을 보면서 원전의 안전성을 걱정하는 분도 많을 것이다. 스마트 그리드를 통한 에너지 혁명은 이러한 우려를 해결할 가장 확실한 대안이자 대구의 미래를 이끌어 갈 새로운 핵심동력이 될 수 있다. 나아가 단순한 에너지의 문제가 아닌 지구의 환경과 미래를 위해 꼭 이루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스마트 그리드를 이용한 에너지정책의 성공으로 대구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 나가는 에너지 선도도시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진영환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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