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의료용 대마 합법화 서둘러야

  • 이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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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3   |  발행일 2017-11-23 제30면   |  수정 2017-11-23
[취재수첩] 의료용 대마 합법화 서둘러야

일반인에게 대마는 법적으로 금지된 대마초를 연상시킬 뿐 대마에 관해 그들은 거의 알지 못한다. 그러나 우리의 인식과 달리 대마(삼)는 미래 신성장 동력인 바이오산업의 핵심 소재로 떠오르고 있다. 그린골드(Green Gold)로 불리기도 한다. 대마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기능인 항균성·항독성·방충성·항습성 등이 내재된 식물이다. 1992년 이스라엘이 세계 최초로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한 데 이어 많은 나라에서 합법화했다.

의료용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카나비노이드(대마초의 화학 성분 총칭)는 우리 몸속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신경계·면역계·심혈관계 등에 관여한다.

독일 연구진에 의하면 나이가 들면 뇌에서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카나비노이드의 양이 감소하고 이후 뇌가 급격히 노화하는데, 대마의 THC(총탄화수소) 성분이 뇌 속 카나비노이드를 모방해 뇌의 노화를 예방하고 인지능력을 회복시키는 작용을 한다. 미국에서도 연구를 통해 THC 성분이 알츠하이머 치매의 원인물질을 줄여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제로 안동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3만5천490명을 대상으로 최근 10년간 치매진단을 받은 2천459명을 분석한 결과, 농촌지역 273개 이(里) 노인을 10분위로 했을 때 치매 유병률 하위 1% 범위에 포함되는 지역은 대마를 취급하는 임하면 안동포 마을(2.1%)로 나타났다. 전국 평균(10.2%)보다 8.1%포인트나 낮다. 삼 제조공정에서 삼을 침으로 바르는 것이 뇌의 노화지연과 인지능력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보인다.

대마는 농식품은 물론 섬유산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광받고 있다. 대마씨의 경우 현재 미국의 암학회, 심장병협회 등에서 슈퍼푸드로 선정했다. 영국의 뇌 전문가 마이클 크로포스 박사는 햄프시드의 불포화지방산인 오메가-3가 뇌 용량과 뇌 활동 촉진 등으로 노인성치매를 예방한다고 밝혔다.

우리나라에서도 대마의 꽃과 잎에서 얻어지는 4천여종의 귀한 물질을 소각 폐기하지 말고 의료·연구용 대마가 합법화될 때까지 미국·캐나다·유럽 등에 수출해 희귀난치성질환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옛날 사람들도 대마의 효능을 알고 사용했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에는 당뇨·신경통 등에 껍질을 벗긴 삼씨 처방이 기록되어 있다.

이런 점으로 미뤄 우리도 대마를 소재로 한 대마의 생물전환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대마재배단지와 한의신약거점단지를 조성해 산·학·연·관 공동으로 ‘혁신형 묘약’의 개발을 시도해야 한다.

신이 내린 그린골드 대마! 의료대마 합법화는 반드시 성취해야 할 시대적 흐름이다. 국민의 삶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 생명이 달려 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이기에 이 과제를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정부 차원에서 의료용 대마 합법화를 위한 포럼 등을 개최하고 대마의 다양한 유용물질 개발에 뜻을 모아야 한다. 이두영기자 (경북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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