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18명의 中企, 대구 역대 최고액 50억 기부

  •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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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3 07:14  |  수정 2017-11-23 07:14  |  발행일 2017-11-23 제1면
우리텍, 공동모금회에 年 10억 약정
저소득층 장학금·의료비용 지원
매년 수익 3분의 1 사회환원 실천
임길포 대표 부부는 ‘아너’ 회원
직원 18명의 中企, 대구 역대 최고액 50억 기부
임길포 대표이사

전(全) 직원이 18명에 불과한 대구의 한 중소기업이 지역 역대 최고액인 50억원을 기부하기로 해 화제다.

사출성형·금형 기업인 달성군 유가면 <주>우리텍(대표이사 임길포·64)은 22일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5년간 총 50억원(해마다 10억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이 50억원으로 ‘소선나눔기금’을 조성, 해마다 5억원씩 10년간 과학기술 분야 대학생·저소득 중고생 장학금 지원, 시설 퇴소 청소년 지원, 긴급 의료비 지원 등에 사용할 계획이다. ‘소선’은 이 회사 임길포 대표의 딸 소연(36)·선연씨(34) 이름에서 따왔다.

임 대표는 이날 약정식에서 “대한민국의 미래인 학생들에게 투자하는 게 가장 값어치 있는 일이라고 판단해 기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오래전부터 장학사업에 관심을 두고 준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어릴 때 중학교만 졸업하고 농사일을 하기로 했는데….” 경산 진량 출신인 임 대표는 청소년 때 자칫 상급학교 진학을 포기할 뻔했다. 이미 자신의 형이 대학에 다니고 있었기 때문. 그 당시 가난한 시골에서 자식 두 명을 학교에 보낸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다. 하지만 임 대표는 몸에 밴 근검절약에다 형이 틈틈이 챙겨준 용돈 등을 모아 결국 대구상고에 들어갔다. 그는 오로지 책만 팠다. 그리고 1972년, 당시 세인(世人)이 부러워하던 제일모직에 입사했다. 1977년 LG전자로 자리를 옮긴 그는 중국 난징 모니터 생산 법인장 등을 거치며 승승장구했다.

2002년 LG전자를 나온 뒤 대구 달서구에 우리텍을 설립할 때였다. 임 대표는 공장 부지를 찾던 중, 대구 아너소사이어티 회원 대표인 신홍식씨와 인연이 돼 신씨의 사업장 부지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자연스럽게 ‘노블레스 오블리주’로 만개했다. 임 대표와 부인 전양순씨는 지난해 11월 대구 아너소사이어티 72·73호 회원으로 가입해 ‘부부 아너’가 됐다.

우리텍은 ‘함께 잘사는 회사’를 모토로 내걸고 있다. 해마다 수익금 3분의 1은 직원 성과급으로, 3분의 1은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임 대표는 이날 대구시장실에서 권영진 시장, 함인석 대구공동모금회 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웃돕기 성금 10억원을 대구모금회에 전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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