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인사이드] 친박계 사실상 소멸수순‘각자도생’…한국당 TK 재편 빨라진다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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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11-22   |  발행일 2017-11-22 제6면   |  수정 2017-11-22
朴제명·국정원 특활비 파문에 공개적으로 중립·無계파 선언
親洪, 상대적 득세하는 분위기…내달 원내대표 선거 결과 주목

자유한국당 내 최대 계파로 분류돼 온 대구·경북(TK)지역 친박(親박근혜)계가 사실상 소멸의 수순을 밟고 있다. TK 친박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제명과 국정원 특수활동비 파문을 겪으며 중립을 고수하거나 무(無)계파 성향으로 탈바꿈하면서 각자도생의 길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을 기준으로 최근까지 TK 한국당은 친박과 비박(非박근혜)의 이분지계로 갈라져 있었다. 대체로 대구의 경우 친박계는 재선 윤재옥(달서구을)·초선 곽상도(중구-남구)·정종섭 (동구갑)·추경호 의원(달성), 비박계는 4선 주호영(수성구을)·재선 김상훈(서구)·초선 곽대훈(달서구갑)·정태옥 의원(북구갑)으로 나뉘었다.

경북에서는 친박계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초선의 경우 김석기(경주)·김정재(포항북구)·백승주(구미갑)·장석춘(구미을)·최교일(영주-문경-예천)·이만희 의원(영천-청도)이 친박계로 분류되고, 재선 이완영(고령·성주·칠곡)·3선 김재원(상주-군위-의성-청송)·4선 최경환 의원(경산)이 친박이다. 반면 비박계는 3선 이철우(김천)·강석호 의원(영양-영덕-봉화-울진)·재선 박명재 의원(포항남구-을릉)을 꼽을 수 있다.

친박계는 국정원 특수활동비 파문이 부상하면서 ‘기대’를 접는 분위기다. 구속이 연장되는 등 박 전 대통령이 겪는 고초를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게 없을 뿐만 아니라 검찰발 사정정국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국당 TK 정치권의 친박 정치인들은 이제 공개적으로는 중립 또는 무계파를 선언하고 있다. 한때 ‘진박’(진실한 친박)으로 분류됐던 정종섭·최교일·추경호 의원은 내달 열릴 원내대표 선거를 앞두고 21일 나온 한국당 초선 의원들의 당내 계파주의 청산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박근혜정부 초대 민정수석을 지낸 곽상도 의원도 무계파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당의 혁신에 뜻을 같이하는 우리는 계파주의 배격을 천명하고,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이런 계파정치의 징조가 나타난다면 단호히 배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박계파가 스스로 소멸 쪽으로 가닥을 잡는 대신, TK지역에서 친홍계(親홍준표 대표)가 상대적으로 득세하고 있다. 친홍계는 TK 비박계 상당수 의원과 지난 대선과정에서 중앙선대위에 소속돼 홍준표 후보를 가까이서 도왔던 의원들이 주축이다. 특히 이달 중으로 예정된 당원협의회 정비에서 주호영 의원 지역구를 제외한 비어있는 나머지 대구 2개 지역구에 친홍계가 위원장으로 낙점을 받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시간이 흐를수록 친홍계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관심은 TK 친박들이 무계파로 돌아서면서 다음 달 원내대표 선거에서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다. TK 친박이 스스로 계파 소멸의 길을 걷고 있지만, 이심전심으로 홍준표 대표와 복당파에 대한 반감을 공유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에 따라 홍 대표가 박 전 대통령 탄핵을 주도한 김성태 의원을 원내대표로 만들어 친정체제를 완성하려는 데는 비토할 가능성도 높아 귀추가 주목된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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