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의 마음에 로그인 하기] 우리는 어떤 부모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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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5 07:51  |  수정 2017-09-25 07:51  |  발행일 2017-09-25 제18면

요즘 아이들은 과잉보호에 익숙해 독립심이 부족하고, 지나친 학업 경쟁에 시달리다 보니 새로운 학년과 학기가 시작되면 두통이나 복통, 심하게는 불안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어른도 새로운 환경과 낯선 사람들을 만나 일을 하게 되면 스트레스를 많이 받듯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는 스트레스가 가장 큰 장애물이다. 새 학년이 되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시키고 필요한 정보들을 찾느라 바쁘다 보니 아이는 아이대로 힘들고, 부모는 부모대로 힘들다. 부모의 스트레스 또한 아이에게 그대로 전달된다. 또, 초등학생 10명 중 9명이 학원에 다닌다는 설문조사 결과와, 공부하느라 바빠 그중 3명 정도는 부모와 대화하거나 친구와 놀 시간도 거의 없다는 보고가 있다. 아이들에게 꿈과 시간을 주지 않는, 앞서가는 아이의 부모가 되고 싶은 또 다른 부모의 모습이다.

열 달을 아이와 한 몸이 되어 세상과 만날 순간을 기다리는 부모, 한결같은 바람은 ‘건강하게만 자라줘’이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면 어떤가. 건강하게만 자라 달라고 바랐던 초심이 까마득해지는 경우가 많다. 세상에 한번 태어나면 누구나 있는 힘을 다해 꽃처럼 활짝 피어보고 싶은 마음을 알아주고 도와줘야 할 사람은 바로 부모이다. 늘 아이가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잘 하는 것을 이룰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일, 이것이야말로 꽃이 아름답게 만개하도록 돕는 부모의 중요한 역할이다.

아이들은 모든 가능성과 무한한 능력을 안고 태어난 작은 우주다. 인지능력이 많이 발달하지 못한 유아기에는 아이가 좋아하는 일을 놀이로 자주 즐길 수 있게 해야 한다. 유아기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에 부모는 아이들의 머리와 마음이 지치지 않을 정도로 학습량을 조절하면서 몸을 쓰는 운동과 놀이도 열심히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또 감정과 지능은 긴밀하게 연결이 되어 있어 마음이 편안한 상태에서 아이들은 무엇이든 빠르게 배우고 받아들인다. 아이들은 작은 성취를 반복적으로 경험하면서 칭찬받고 인정받는 경험이 긍정적인 삶의 에너지로 작용해 도전정신을 가진 성인으로 성장해나갈 수 있다.

프랑스 철학자인 루소는 “교육의 목적은 기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을 만드는 데 있다”고 하였다. 기계적으로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게 되면 아이들도 기계적으로 공부를 대하게 된다. 학부모의 시각이 아니라 부모의 시각과 마인드로 아이들이 언제 어디에서 배움의 즐거움을 얻게 되는지 관찰해야 한다. 부모는 남보다 뒤처질 것 같은 불안감으로 힘든 마음을 읽어주지 못한 채 빠르게 달려 나가기만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아이들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많이 대화하다 보면 조금은 느린 걸음으로 걷더라도 우리 아이들은 값진 것들을 배우고 많은 것을 가슴에 담을 수 있다. 지나간 시간은 다시 오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 아이들을 더 많이 안아주고 사랑하라. 서로의 눈을 바라보면서 활짝 웃어주라. 완벽한 부모가 아니라, 좋은 부모이면 충분하다. 좋은 부모라면 아이와 멀리 보고 함께 걷고 꿈을 꾸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앞서가라고 하고 꿈꿀 시간을 주지 않는 학부모가 될 것인가, 멀리 보고 함께 가자고 말하는 부모가 될 것인가. 결과보다는 과정을 칭찬하는 부모의 말과 행동이 우리 시대가 원하는 준비된 인재를 키울 수 있는 부모의 비결이다.

정수미 <허그맘 심리상담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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