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맘 상담실] 서술형 평가 어떻게 대비해야 하나요

함께 토의·토론하며 과제를 하는 초등생들. <대구시교육청 초등교육과 제공>

초등학교에 서술형 평가가 확대된다고 하는데 학부모들은 바뀐 평가 방식에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몰라 조급한 마음을 갖게 된다. 자녀에게 어떻게 지도해야 할지 몰라 불안하기도 하다. 현직 교사의 조언을 듣고 서술형 평가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보자.

Q: 서술형 평가, 기존의 평가 방식과 어떻게 다른가요.

A: 서술형 평가는 단순한 암기에서 벗어나 학습한 내용을 이해, 적용, 종합하여 사실을 바탕으로 기술하는 평가를 의미합니다. 서술형 평가는 주어진 질문에 대해 자신의 생각이나 풀이과정을 여러 개의 문장으로 응답하는 형태로, 문항 내에 주어져 있는 답지 중에서 하나를 고르는 형태의 선택형 문항에 비해 분석력, 비판력, 조직력, 종합력, 문제해결력, 창의력 등을 측정하는 데 유용한 평가입니다. 주어진 문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풀이 과정을 문장으로 표현해야 하므로 단순 암기식의 공부보다는 종합적으로 이해하고 사고하는 방식의 공부가 필요하게 되겠지요.

Q: 학교에서 서술형 평가를 확대하는 이유가 있나요.

A: 지금까지 학부모 세대에서 경험했던 사지선다형, 오지선다형 식의 선택형 평가 방식은 문제 푸는 방법이나 정답 찾기 중심의 공부를 하게 했습니다. 그러나 인공지능과 로봇, 빅데이터 등을 통한 새로운 융합과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역량은 더 이상 정답 골라내기 식의 공부로는 기르기 어렵습니다.

이제는 문제 풀이와 정답 찾기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방법으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도 학생들이 배운 내용을 기반으로 사고를 확장해 나갈 수 있도록 ‘협력학습’ 등 학생 중심의 수업 방식으로 바뀌어 가고 있으며 평가 방법도 자연스럽게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성을 함양할 수 있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Q: 서술형 평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A: 첫째,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힘을 길러야 합니다. 서술형 평가의 목적은 학생들의 사고과정을 좀 더 면밀히 확인하는 데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을 바탕으로 생각을 펼쳐 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저학년의 경우, 아직 완전한 문장으로 쓰는 것을 어려워하는데 문제 해결 과정을 간단한 그림이나 말로 표현해보게 한 뒤 말한 것을 글로 옮겨 쓰는 것을 반복해 보면서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을 차근차근 해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풀이과정을 자세히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서술형 평가는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통해 사고력을 기르는 것에 목적이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그림이나 도표, 문장으로 자세히 표현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선택형 평가에서는 답을 쓰지 않으면 0점 처리가 되는데 서술형 평가에서는 채점 기준을 바탕으로 문제 해결 과정에서 부분 점수를 부여하고 있으므로 평소 풀이과정을 자세히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가족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유대인들은 하브루타 교육을 통해 어릴 때부터 식사 시간에 서로 토론하며 이야기하기를 즐겼다고 합니다. 이러한 하브루타 교육 방법이 최근 학교 현장에서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나름대로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토의,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자기 생각을 표현하고 다양한 해결 방법을 찾아갈 수 있도록 학교 교육에서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평소 가정에서도 부모님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자주 가지고 신문이나 뉴스의 기사 내용 등 주제를 마련해 토론한다면 더욱 좋겠지요. 서술형 평가 실력은 하루아침에 길러질 수 있는 능력이 아니므로 평소 학생들이 다양한 분야에 대해 경험해보거나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고 알게 된 내용에 대해 다른 이에게 설명하는 방식으로 공부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평소 꾸준한 책 읽기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술형 평가는 생각을 기술해야 하는 평가 방식이므로 평소 책 읽기를 통해 생각하는 힘을 기른 아이들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평소 다양한 책을 통해 배경지식을 쌓고 읽은 책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거나 책을 읽고 난 뒤 자기 생각을 글로 남겨두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이효설기자 hobak@yeongnam.com

▨도움말=대구 한솔초등학교 공용순 교사

이효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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