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총선투표 시작…메르켈 4연임 유력

향후 4년간 독일을 이끌 연방 하원 의원을 선출하는 총선 투표가 24일(현지시각)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독일이 유럽 경제를 선도하는 경제대국이자 최근 유럽의 정치·외교적 중심지로 입지를 다지는 만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차기 내각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우선주의와 난민 문제, 유럽연합(EU)구심력 확보, 격차해소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12년간 총리직을 수행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사진>가 일찌감치 대세론을 형성하면서 선거레이스를 이끈 만큼, 4선 연임은 당연시된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기독사회당 연합은 선거 기간 내내 30% 중후반의 지지율로 사회민주당을 14%포인트 안팎으로 따돌렸다. 예상대로 결과가 나오면 메르켈 총리는 독일 통일의 주역으로 16년간 재임한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선두 경쟁이 무의미해지고 쟁점이 부각되지 못한 채 선거 레이스가 진행된 가운데, 관심의 초점은 극우정당인 ‘독일을 위한 대안’(AfD)으로 이동했다.

2013년 창당해 두 번째 총선에 도전하는 AfD는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0∼12% 정도의 지지율로 군소정당들이 치열하게 벌이는 3위권 경쟁에서 반 보 앞서 나갔다. 의석을 배정받기 위한 하한선인 5%를 넘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AfD는 2015년 가을부터 시작된 난민의 급격한 유입에 대한 반감을 자극해 지지세를 넓혀왔다. 기성 정당들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연방의회에서 나치를 보게 된다며 날을 세워왔다.

그러나 AfD는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각종 논란을 일으키며 선거를 주도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총선 레이스 초반부터 주목을 받아온 연정 형태도 선거가 끝나면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메르켈 2기 내각에서 연정에 참여했던 자유민주당이 기민·기사 연합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기민·기사 연합과 자민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하기 어렵기 때문에 녹색당도 연정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왔다. 이른바 세 정당의 상징색(검은색, 노란색, 초록색)에서 착안해 ‘자메이카 연정’이라고 불린다.

예상을 깨고 사민당이 대역전에 성공해 승리한다면 사민당과 좌파당, 녹색당 간의 ‘적-적-녹(赤-赤-綠)’ 좌파연정이 탄생할 수 있다.

그러나 현재 이 같은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

난민 문제와 조세, 복지 등에 대한 각 당 간 입장차가 분명한 만큼, 연정 구성 협상엔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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