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원 동기 ‘TK 3인방’…추석 후 협치 물꼬 틀까

  • 이영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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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5   |  발행일 2017-09-25 제5면   |  수정 2017-09-25
추미애·홍준표·주호영 식사 회동 약속
주호영 “두 사람 서먹한 것 같아 나섰다”
3黨대표, 동기모임 이상 성과낼지 주목
연수원 동기 ‘TK 3인방’…추석 후 협치 물꼬 틀까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과 대선을 거치면서 여의도 정치권에서 TK(대구·경북)가 쇠락의 길을 걷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가운데, 헌정사상 처음으로 TK 출신 3인방이 여·야 사령탑을 맡아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 바른정당 주호영 대표 권한대행이다.

특히 이들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모두 사법연수원 14기 동기다. 원내교섭단체 4당 중 국민의당을 제외한 각 당의 최고 지도자인 이들은 추석 연휴 직후 3자 회동을 갖고 ‘회포’를 풀기로 했다. 주 권한대행은 24일 영남일보와 통화에서 “추석 후 (3당 대표가) 밥을 한 번 먹기로 했다”며 회동 추진 사실을 밝혔다.

세 사람은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해 1985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했다. 나이로는 홍 대표(63), 추 대표(59), 주 권한대행(57) 순이다. 국회 선수(選數)는 추 대표가 5선, 홍 대표와 주 권한대행이 각각 4선이다.

홍 대표는 경남 창녕에서 태어났으나 영남중·고를 졸업하는 등 학창시절을 대구서 보냈고 고려대에 진학하면서 서울에 정착했다. 그 스스로 “어린 시절의 기억은 대구밖에 없고, 친구들도 전부 대구에 있다”고 밝히는 등 사실상 ‘TK 사람’이다. 추 대표는 대구서 태어나 경북여고를 졸업한 후 한양대에서 수학했다. 주 권한대행은 울진 태생으로 능인고와 영남대에서 수학했다.

세 사람은 사법연수원 동기지만, 각자 다른 길을 걷다가 여의도 정가에서 다시 만났다. 추 대표는 1985년 춘천지법 판사를 시작으로 법조인의 길을 걷다가 1996년 제15대 총선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김대중 총재의 적극적인 천거로 정치에 입문해 ‘서울 광진구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5선의 중진 의원이자 집권여당 대표까지 됐다.

홍 대표는 1985년 청주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으며, 추 대표와 마찬가지로 15대 총선 때 ‘서울 송파구갑’에서 당선돼 4선 의원과 경남도지사, 한국당 대선후보를 지낸 바 있다.

주 권한대행은 1988년 대구지법에서 판사생활을 시작해 국회 진출은 두 사람보다 조금 늦어 17대 총선 때 ‘대구 수성구을’에서 첫 금배지를 달아 내리 4선을 했다. 특히 주 권한대행은 2008년 홍 대표가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낼 시절 원내수석부대표, 홍 대표가 2011년 당 대표에 선출됐을 때는 인재영입위원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런 정치적 인연으로 두 사람 모두 사석에서는 서로에 대해 ‘각별한 사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이처럼 세 사람의 인연이 알려지면서 정치권에서는 사안마다 날을 세우고 있는 여야가 ‘협치’를 도모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주 권한대행은 “TK 정치가 존재감이 미미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데, 대구·경북 출신이 3당 대표를 맡은 것은 의미가 있는 일인 것 같다”며 “사업연수원 동기생인 홍 대표와 추 대표가 서먹해하는 것 같아 (내가) 나섰다”고 말해, 추석 이후로 예고된 3자 회동이 단순한 ‘동기 모임’ 이상의 의미를 띠게 될 가능성도 시사했다.

이영란기자 yr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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