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마광수 교수의 미공개 유고 소설집

  • 조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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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3   |  발행일 2017-09-23 제16면   |  수정 2017-09-23
추억마저 지우랴
故 마광수 교수의 미공개 유고 소설집
마광수 지음/ 어문학사/ 388쪽/ 1만8천원

‘즐거운 사라’로 필화 사건을 겪은 고(故) 마광수 교수의 생전 마지막 작품이다. 마 교수는 지난 5일 타계했다. 세상에 공개되지 않은 29개의 단편을 묶은 유고 소설집이다. 마 교수는 성(性)에 대한 자유분방한 상상력과 솔직한 발언으로 이름을 알렸다. 음란물로 낙인이 찍힌 ‘즐거운 사라’로 구속까지 됐다.

수필집 ‘나는 야한 여자가 좋다’와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소설 ‘권태’를 출간하며 ‘마광수 신드롬’을 일으켰던 마 교수는 한국 문단에서 ‘공공의 적’이었다. 보수와 진보 진영을 가리지 않고 마 교수를 공격했다. 소설가 이문열은 ‘즐거운 사라’에 대해 “구역질을 동반했다”고 비난했고, 당시 안경환 서울대 교수는 “법적 폐기물”이라고 했다.

마 교수에 대한 공격은 성의 개방뿐아니라 문학계의 권위주의, 도덕주의, 엄숙주의에 대한 저항이 한몫을 했으리라 짐작된다. 마 교수의 저항 정신은 변함이 없었다. 자신의 죽음 이후를 예견한 ‘마광수 교수, 지옥으로 가다’를 통해 “역시나 교활한 이문열이란 놈은 위로하는 척 하면서까지 그 지긋지긋한 일장 훈시를 늘어 놓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최근 마 교수에 대한 추모독서 열기가 일면서 그의 책들이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책은 죽는 순간까지 자신의 철학을 고수했던 마 교수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조진범기자 jjcho@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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