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 검토한 포철1고로 계속 가동한다

  • 마창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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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3 07:37  |  수정 2017-09-23 07:37  |  발행일 2017-09-23 제4면
박근혜정부때 설비축소 요구
문재인정부 들어 자체 판단
글로벌 철강경기도 ‘호조세’
가동 유지 결정에 힘 실어줘

폐쇄될 것으로 알려졌던 포항제철소 1고로가 계속 가동된다. 포스코는 22일 “당초 폐쇄를 검토했던 포항1고로에 대해 가동 기한을 별도로 정하지 않은 채 계속 가동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의 이 같은 방향 선회는 글로벌 철강경기의 호전과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가 동시에 작용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대일(對日) 청구권 자금으로 건설해 1973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쇳물을 생산한 1고로는 45년 가까이 연간 130만t의 쇳물을 생산하면서 대한민국 경제발전을 견인해 ‘민족 고로’ 또는 ‘경제국보 1호’로 불린다. 하지만 지난 1월 포스코는 설비노후화 등의 이유를 내세워 1고로를 연내 또는 내년 초쯤 폐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1고로 폐쇄에 따른 생산량 감축은 지난 6월 초대형 고로로 탄생한 3고로(하루 쇳물생산량 1만4천t)로 만회할 계획이었다.

철강업계에서는 1고로 폐쇄 방침이 지난해 박근혜정부에서 철강산업을 구조조정이 필요한 공급과잉 업종으로 지정하고 설비 축소를 요구하면서 결정됐다고 보고 있다. 현대제철 인천 단조공장 폐쇄, 동국제강 포항 2후판공장 매각 등이 진행되고 있었기 때문에 포스코로서도 가장 오래된 1고로 폐쇄 검토를 구조조정안으로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는 것. 당시 철강업계는 정부가 업계의 특성을 감안하지 않고 기계적인 구조조정을 추진하려 한다며 설비를 감축하면 중국·일본 철강업체의 영향력만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나 포스코는 문재인정부 들어 일자리 창출 정책이 확산되면서 산업구조조정 논의가 숙지자 1고로 운명에 대해 자체적으로 판단할 수 있게 됐다. 포스코는 1고로가 최신 고로보다 작고 낡았지만 연간 150만t씩 쇳물을 뽑아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최근 철강업이 전세계적으로 수요가 살아나면서 철강가격이 오르는 등 호조세를 보이고 있어 1고로를 지금 닫는 것이 손해라는 계산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1고로의 폐쇄를 검토하겠다고 했을 뿐 확정한 것은 아니었다”며 “고로 폐쇄 결정 여부는 (철강)경기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는 것이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포항=마창성기자 mcs12@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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