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의 전통시장과 숨은 맛집 6·끝] 봉화

  • 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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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22 07:35  |  수정 2017-09-22 07:36  |  발행일 2017-09-22 제10면
일품 한약우·임산물이 한자리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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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손두부식당’에서는 매일 새벽 직접 만든 손두부를 사용해 얼큰하게 두부찌개를 끓여 낸다. <경북도 제공>

경북 최북단 백두대간에 자리한 봉화는 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임야이며, 오염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숲도 넓게 분포한다. 태백산맥을 따라 도립공원인 청량산을 비롯해 수많은 명산이 솟아 있어 예로부터 좋은 건축용 목재(춘양목)와 임산물(송이버섯 등)의 고장으로 유명했다. 봉화지역 전통시장은 이곳을 여행하는 이들의 필수 방문코스가 되고 있다. 봉화에서 나는 질 좋은 특산물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동조합‘상인회한약우식당’
민물매운탕 소문난‘어부촌’
직접 만드는‘고향손두부식당’
‘상설시장’한우·분식 등 인기

주말 야시장 명물‘억지춘양시장’
‘봉화한우관’송이·한약우 일미
‘동궁’은 산채요리·돌솥밥 유명


◆봉화상설시장= 봉화공용버스터미널 앞, 내성천 옆으로 선 봉화상설시장은 길까지 펼쳐진 난전과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예전에는 영월·삼척·울진·안동·예천 등지에서도 장을 보러 올 만큼 붐벼 ‘들락날락 봉화(내성)장’이라는 유행어까지 낳았다. 오일장이라지만 상설장 성격이 짙어 시장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특히 봉화상설시장은 다른 전통시장에 비해 음식점이 많다. 음식 종류도 한우에서 분식까지 다양하다. ‘봉화상인회 한약우식육식당’은 봉화시장상인회 조합원 100여명이 함께 설립한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식육식당이다. 봉화한약우를 합리적인 가격에 구이·불고기·갈비탕 등으로 즐길 수 있다.

‘어부촌’은 10여년간 민물매운탕으로 이름을 알려온 식당이다. 물 맑은 봉화 내성천과 문경 영강 등지에서 어부들이 직접 잡은 살아있는 민물고기만을 사용한다. 피라미·꺽지·쏘가리·메기·동자개 등 여러 민물고기를 넣어 끓인 잡고기매운탕이 인기다. 철 따라 잡히는 물고기 종류가 달라 잡고기매운탕에 들어가는 생선은 조금씩 바뀐다. 피라미를 재료로 쓰는 물고기튀김은 뼈째 먹을 수 있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다슬기를 삶은 물에 껍질을 제거한 다슬기살과 오이채를 썰어 넣은 다슬기냉채는 이 집에서만 맛볼 수 있는 여름 별미다.

‘고향손두부식당’에서는 매일 새벽 직접 손두부를 만든다. 이곳 두부가 특별한 까닭은 두부를 만드는 과정에 들어간 정성과 재료 때문이다. 콩은 봉화에서 재배한 백태를 기본으로 한다. 콩단백질을 응고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간수 대신 바닷물을 쓴다. 얼큰하게 끓인 두부찌개는 자꾸 밥을 부른다. 야들야들하고 촉촉한 두부로 만든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억지춘양시장= 춘양목으로 유명했던 춘양면 소재지는 봉화읍보다 먼저 발전했다. 태백 방면으로 자리했던 금광과 중석·무연탄 광산의 배후도시로 20세기 중반 이후까지 경제적 풍요를 누렸다. 매달 끝자리 4일과 9일에 서던 춘양장은 늘 북적였다. 춘양장은 1960~70년대에 가장 번성했다. 2015년 춘양시장은 억지춘양시장이라는 이름의 문화관광형시장으로 탈바꿈했다. 관광객이 많은 주말 밤에는 야시장도 열린다. 억지로라도 한 번 가보면, 또 가보고 싶어지는 그런 시장이 탄생한 것이다.

‘봉화한우관’은 춘양송이와 연계해 봉화한약우를 맛있게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봉화군이 한약우 사업을 지원하는 까닭에 합리적인 가격에 맛 좋은 한약우를 맛볼 수 있다. 등심이나 갈비살처럼 생으로 구워먹는 한우도 맛있지만, 푸짐하게 즐기고 싶다면 치마살양념구이를 권한다. 불고기나 차돌박이 같은 소고기 메뉴 외에 육질 좋은 돼지고기도 취급하기 때문에 기호에 맞게 즐길 수 있다. 송이버섯이 출하되는 가을에는 시장에서 구매해 온 춘양송이를 고기와 함께 석쇠에 얹어 구워먹을 수 있다.

‘동궁’은 산채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이다. 산채를 얹어 밥을 짓는 돌솥밥이 유명하며, 엄나무순돌솥밥·송이솥밥 등이 인기다. 특히 가지에 날카롭고 억센 가시가 많은 엄나무의 순을 채취해 쌀에 얹어 짓는 엄나무순돌솥밥이 매력적이다. 두릅보다 강한 향기와 쌉쌀한 맛이 식욕을 돋운다. 돌솥밥에 곁들인 반찬도 풍성하다. 봉화에서 채집한 산채를 무친 나물과 장아찌류를 상에 올린다. 여느 한정식 못잖게 메뉴 구성이 좋다.

전영기자 younger@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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