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개국 네트워크 ‘월드 리포트’] 터키, ‘블루오션’ 터키의 웨딩산업…매년 60만쌍 결혼 10억달러 이상 소비시장 형성

이스탄불에서 선호하는 페리웨딩. <출처: www.teknededugunistanbul.com>

엄민아<경북PRIDE상품 터키 해외시장 조사원·터키 하제테페대 석사과정>

혼례에 지출하는 비용 평균 1천만원
축의금으로 보통 1g짜리 금 선물
신랑신부와 뒤풀이 춤추는 게 관례

다른 사회와 마찬가지로 결혼에 낭만주의라는 사상이 결합되기 이전까지 터키에서도 결혼은 사랑보다는 경제, 동맹의 논리와 순혈의 욕구에 기반해 지속돼 왔다. 사랑이 결여된 결혼인 만큼 신랑과 신부 가족이 결혼에 합의하는 것 외에 별다른 의식은 필요가 없었다.

이랬던 터키의 결혼 풍경이 최근 10년간 180도로 변했다. 결혼의 과정은 사랑·부·지위·세련됨의 척도가 돼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2010년 이래 매년 약 60만쌍이 터키에서 결혼한다. 엄청난 규모만큼이나 터키 결혼산업은 연 10억달러 이상의 소비시장을 형성하며 30개 이상의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낸 블루오션으로 여겨진다.

터키상공인연맹(TESK) 발표에 따르면 터키 인구와 주변국에서 이주한 난민·유학생·노동이주자 등의 증가로 올 한 해 동안 결혼할 예상 커플은 65만쌍이나 된다. 이들이 혼례에 지출하는 비용을 평균 3만리라(한화 1천만원)정도다.

터키의 결혼산업에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혼수, 청첩장, 스드메(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본식, 뒤풀이 만찬, 신혼여행이 포함되는 것은 물론 이에 더해 터키의 고유한 결혼 의례도 추가된다. 그중에서는 결혼식 본식만큼이나 많은 비용을 요구하는 것들도 있다.

터키에서는 특히 결혼식 본식보다 오히려 뒤풀이 만찬이나 ‘크나 게제시(헤나의 밤)’에 참석하는 것이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결혼 당사자들은 본식의 하객들에게는 음식을 제공하지 않아도 되지만, 웨딩파티나 크나 게제시에 온 손님들에게는 음료와 케이크등을 풍부하게 제공해야 한다. 터키의 결혼의례에는 식사보다는 다과가 제공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악단의 연주에 맞춰 신랑신부와 하객들이 함께 춤을 추는 것 또한 터키 결혼의 특징인데, ‘춤 추러 결혼식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결혼식에서 음악과 춤은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상류층의 경우 민속춤 대신 왈츠를 선호하는데 여기에는 민속악단 대신 오케스트라가 필요하므로 결혼식 비용은 당연히 훨씬 더 높아진다.

세계적으로 결혼식에 축의금을 받는 문화는 보기 드문데, 터키는 하객들이 축의금 명목으로 금으로 만들어진 50원짜리 동전 크기의 작은 금을 사 신부의 웨딩드레스에 달아주는 것이 관례다. 가까운 지인일 경우에는 평균 120리라(한화 약 4만원) 정도 하는 금을, 그 외에는 평균 80리라(한화 약 2만6천원) 하는 1g짜리 금을 선물한다.

결혼을 앞둔 젊은이들에게도 현대식 결혼은 큰 부담이다. 더구나 이슬람 교리에 따르면 남성은 결혼할 여성에게 지참금을 지불해야 하고 사회적 관습을 보아도 신혼집 마련과 혼례에 따르는 부대비용은 모두 남성의 몫이기 때문이다.

비용 외에도 결혼 당사자들이 가장 크게 갈등을 겪는 부분은 결혼식 준비와 결정 과정에 있다. 터키에서는 결혼 과정의 90% 이상을 당사자의 부모들이 결정한다. 더구나 신혼집의 위치·인테리어·내부 혼수품 등도 부모, 특히 시댁 쪽에서 정하는 경향이 강하다. 물론 양쪽 집안 그리고 당사자들 간에 얼마나 원활한 합의가 이뤄지는가에 달렸지만, 세대 간의 취향·관례에 대한 집착 등은 어느 한 쪽이 전적으로 양보하지 않고는 의견차를 좁히기 매우 어려워 심각한 갈등의 씨앗이 되곤 한다.

최근 한국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스몰웨딩이 인기라고 한다. 그러나 서구적인 것을 세련됨과 고급스러움의 척도로 여기는 터키 사회에서 현재와 같은 결혼 과정의 상품화는 꽤 오랫동안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측된다.
<영남일보 - < 재> 경북도 경제진흥원 공동기획>

※원문은 ‘경북PRIDE상품 지원센터 홈페이지(www.prideitems.co.kr)’에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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