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답은 현장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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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8   |  발행일 2017-09-18 제29면   |  수정 2017-09-18
[기고] 답은 현장에 있다

동의보감에 통즉불통, 불통즉통(通則不痛 不通則痛)이라 했다. 즉 ‘통하면 병이 없고, 병은 즉 불통에서 온다’는 뜻이겠다. 많은 사람들은 정치에 무관심하거나 혐오에 가까운 거부반응을 보인다. 부정적 인식과 불신이 가득 깔려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치는 없어져야 하는 것일까.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은 “정치를 외면한 가장 큰 대가는 가장 저질스러운 인간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기초의원인 나는 과연 무얼 할 수 있을까. 정치에 입문하면서 깨달은 것이 있다. 우리 사회의 불신과 갈등 그리고 소외에 대한 답은 현장에 있다는 것이다. 지산동 목련아파트 남편 도시계획도로의 개설 촉구와 수성구 전체 어린이집의 40% 구립 전환, 청소년의 탈선 현장이 되고 있는 어린이공원 화장실 폐쇄 및 금연공원 지정, 공동주택 지하주차장 LED시설 지원과 수성구 독서문화 진흥조례 일부 개정 등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은 현장에서 청취한 주민의 목소리를 담은 것들이다.

우문현답이라는 건배사가 있다. 본래 고사성어와 다른 ‘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뜻이다. 모든 문제는 삶의 현장에서 발생한다. 당연히 그 해답도 현장에 있다. 책상에서 답을 찾으려 하는 순간 행정이나 법이 주가 된다. 그러나 현장의 문제를 현장에서 찾으려 하는 순간 행정이나 법은 보조수단이 되고 주민들의 목소리가 주가 된다. 이것이 문화로 정착되지 않는 한 지방자치는 또 다른 옥상옥으로 남을 것이란 생각을 한다. 기초의원이 있는 이유다.

초등학생들에게 구의회를 소개하는 강의기부활동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놀라운 것을 깨달았다. 초등학생들의 의식이 어른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이들은 논리로 위장하지 않고 그저 순수하게 말한다. 어른들이 만들어낸 사회적 갈등을 포함한 여러 문제에 대한 답도 아이들은 알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는 초연결(hyper-connected) 사회라고 한다. 디지털 기술을 통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일 대 일 또는 일 대 다수, 다수 대 다수로 긴밀하게 연결되는 사회를 말한다. 전 세계 현재 인터넷 사용자 수는 30억명,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70억명에 달하고 IP(Internet Protocol) 주소는 42억개가 넘는다고 한다. 한국은 대표적인 초연결 사회다.

초연결 사회에 맞춰 완전한 소통, 수평적 소통이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이루어지는 줄 알았던 연결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 지연, 학연, 혈연으로만 이루어진 연결이나 경쟁으로 얼룩진 레드오션 방식이 아니라 상생의 정신으로 새로운 영역을 만드는 블루오션 스타일의 커넥션이 우리사회의 주류가 되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은 우리 기성세대들이 해결하고 가야 할 숙제다.

풀꽃이란 시로 유명한 나태주 시인은 ‘행복’이란 시에서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친구가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가 있다는 것’이 행복이라 했다.

주민들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나부터 행동으로 실천하겠다는 각오로 오늘도 주민의 목소리가 있는 현장을 다닌다. 김태원 (대구 수성구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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