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지기 70대 여성 3李 빛나는 ‘3色 인생 2막’

  • 김점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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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9-13   |  발행일 2017-09-13 제14면   |  수정 2017-09-13
주민센터 기치료강의 이영순씨
실버 노래강사 활동 이정우씨
동화구연·인형극의 이종학씨
각기 다른 방식으로 노년 즐겨
40년지기 70대 여성 3李 빛나는 ‘3色 인생 2막’
인생 2막을 활기차게 살고 있는 대구 동구 신암동의 ‘이씨 삼총사’. 왼쪽부터 이종학·이정우·이영순씨.

대구시 동구 신암동에는 인생 2막을 멋지게 살아가고 있는 ‘이씨 삼총사’가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이종학(73)·이영순(72)·이정우씨(71). 1980년 직장 동료로 처음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일에 열정이 많고 남에게 뒤지는 것을 싫어했던 30대 중반의 ‘맹렬 여성’이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이들은 경쟁자에서 어느새 절친한 친구로 변해있었다.

40년 가까이 교류하고 있는 이들은 고희를 넘긴 나이에도 각자 다른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기체조 강사인 이영순씨는 13년 전 건강 때문에 기체조와 인연을 맺었다. 주변 사람들이 건강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동구의 한 주민센터에서 강의를 시작한 지 벌써 10년째다. 70대가 대부분인 50여명의 수강생과 주 3회 하루 1시간 연령대에 맞게 수업을 하고 있다. 영순씨는 “만남이 중요하고 회원들의 사랑을 먹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다. 입소문을 타고 칭찬이 간접적으로 되돌아올 때는 그저 감사할 따름”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실버 노래강사로 활동하는 이정우씨는 어릴적 동네에 잔치만 있으면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추던 소녀였다. 그녀의 끼와 꿈이 되살아난 건 60세가 넘어서였다. 2009년 ‘해피실버예술대회’에서 김하정의 ‘사랑’을 불러 대상을 수상한 것이 계기가 됐다.

그에게 노래는 요즘 최고의 행복이다. 한 달에 10번 정도 수성시니어클럽이나 요양원 등에서 노인들과 만나 노래를 부른다. 이미자·조미미의 노래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함께 어우러져 노인들과 하나가 되는 것을 느낀다는 그는 2014년에 ‘연정’이란 타이틀로 음반을 내기도 했다. 정우씨는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활동을 하고, 제 노래를 듣는 사람들을 보며 또 행복감을 느낀다”면서 “노래하는 시간만큼은 모두가 세상 걱정없는, 평화롭고 즐거운 표정”이라고 흐뭇해했다.

이종학씨는 2013년 동화구연을 시작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인형극도 했다. 시니어체험관을 방문하는 유치원생들을 대상으로 동화구연을 할 때 아이들이 이야기 속으로 쏙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종학씨는 “어느 초등학교에서 인형극을 마치고 나오는데 일렬로 늘어선 아이들이 내민 손을 부딪치면서 나올 때는 어느 연예인도 부럽지 않았다”며 감동의 순간을 들려줬다.

각자의 여건과 계기는 달라도 이씨 삼총사의 인생 2막 이야기는 주변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인생의 행복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후회 없이 즐겁게 사는 것이다. 나이는 단지 숫자에 불과하다. 남은 인생을 멋지고 의미있게 살아가는 그들의 삶이 더욱 풍성해지도록 힘차게 응원해본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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