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하고 엉성한 달걀 식별기호…소비자 쉽게 알게끔 바꿔야

  • 입력 2017-08-20 09:02  |  수정 2017-08-20 09:02  |  발행일 2017-08-20 제1면
다른 농장이 같은 이름 쓰고 일반·등급란 형식 달라 혼동
코드 중복 정리 등 체계화 필요…미신고 판매도 단속해야

 '살충제 달걀' 파문을 계기로 복잡하고 엉성한 난각코드(달걀 식별기호)를 체계적으로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일 농림축산식품부와 경북도에 따르면 살충제로 부적합 판정을 받은 김천 한 산란계 농장은 달걀에 난각코드를 표시하지 않은 채 시중에 팔았다.


 식용란을 직접 판매하려면 해당 농장이 지방자치단체에 신고하고 난각코드를 만들어야 한다.
 판매업 신고를 한 농장은 분기별로 검사를 받아야 하고 각종 행정 규제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이번에 문제가 된 김천 농장은 소규모란 이유로 판매업을 신고하지 않은채 인근 식당업주나 지인에게 팔다가 적발됐다.


 이에 따라 김천 농장은 단속 사각지대에 있어서 그동안 각종 규제나 지침을 지키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이번처럼 문제가 생기면 행정당국이 언제 어디로 달걀이 얼마나 팔렸는지 빨리 파악하기도 어렵다.


 게다가 서로 다른 농장이 같은 난각코드를 사용하는 바람에 억울한 피해를 본 사례도 있다.
 살충제 달걀이 나온 칠곡 한 농장은 난각코드로 '14소망'을 찍어 출하해왔다.


 그러나 살충제 검사에서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난 경주 한 농장도 똑같이 '14소망'이란 코드를 썼다.
 이 때문에 소비자가 경주 농장을 칠곡 농장으로 오해해 반품을 요구하는 사례가이어져 경주 농장이 피해를 보고 있다.


 난각코드에서 숫자는 생산지를 가리키는 코드지만, 뒤에 쓰는 생산자 이름은 농장주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어서 발생한 일이다.
 칠곡 농장과 경주 농장은 14가 경북 고유번호여서 같고 소망이란 이름을 우연히똑같이 사용했다.


 도는 뒤늦게 경주 농장 달걀에 다른 기호를 쓰도록 했다.
 더구나 일반란과 등급란 난각코드가 다른 것도 논란거리다.


 일반란은 시·도 고유번호와 농장 이름만 새긴다.
 반면 등급란은 시·도 고유번호, 생산자번호, 계군번호, 집하장명, 등급판정 일자 등을 넣는다.


 따라서 수집·판매업을 신고하지 않고 달걀을 유통하는 사례를 적극 단속해 처벌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난각코드가 중복되지 않도록 정리하고 일반란과 등급란 표기방식을 통일해야한다는 의견이 확산한다.


 소비자가 달걀을 보고 언제 어디에 있는 어떤 농장에서 생산했는지 쉽게 파악할수 있게끔 숫자 대신 지역명을 넣는 등 표기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조사를 벌여 '14소망' 사례처럼 서로 다른 농장이같은 난각코드를 쓰지 않도록 정리하겠다"며 "이와 별도로 식용란 표시사항을 보완하도록 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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