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의‘실명거론’비판…사실 대표팀 운영 겨냥?

  • 입력 2017-08-09 00:00  |  수정 2017-08-09
배구協 재정난에 운영 소극적
프로구단·연맹 등과 협의해야

김연경(중국 상하이)이 후배 이재영(흥국생명)을 직접 거론해 작심하고 비판한 것을 두고 배구계가 시끌벅적하다.

김연경은 7일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필리핀 라구나로 떠나기 전 공항 출국 인터뷰에서 이번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은 이재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자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그럴 만한 사정이 있었다고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대표팀의 대들보 김연경의 특정 후배 비판 사건은 이재영이 특별히 미워서라기보다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인 대표팀 운영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대표팀은 지난달 끝난 국제배구연맹(FIVB)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 2그룹 조별리그와 결선 토너먼트에서 엔트리 14명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12명으로 치렀다. 이번에도 14명의 엔트리 중 13명만 구성해 필리핀으로 떠났다. 빠듯한 일정으로 체력이 고갈된 주전 선수들의 불만이 폭증할 수밖에 없었다.

김연경의 비판을 계기로 원칙조차 희미한 남녀 국가대표팀 운영 방안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대한배구협회가 2020년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남자는 20년 만에 올림픽 본선 출전, 여자는 메달 획득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세웠다면 당장 지금부터 프로리그를 주관하는 한국배구연맹(KOVO)과 대표팀 운영 방안, 감독·선수 선발 기준 등을 놓고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내년 월드리그·그랑프리 대회, 세계선수권대회, 올림픽 출전에 큰 영향을 끼치는 2019년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잇따라 열리기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표팀을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국제 대회에서 대표팀의 선전이 불러온 효과는 6∼7월 국내에서 열린 월드리그·그랑프리 대회에 몰린 구름 관중으로 이미 입증했다.

배구연맹은 배구협회가 대한체육회의 임원 인준을 받는 대로 만나 대표팀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난제가 산적해 있다. 사실상 모든 게 돈으로 연결됐다. 우선 대표팀 운영·관리 주체가 모호하다. 10년 가까이 재정난에 허덕이는 대한배구협회는 수년째 소관 업무인 대표팀 운영에 소극적으로 임해왔다. 프로구단과 배구연맹의 지원이 없다면 대표팀 관리도 어려운 형편이다. 연합뉴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스포츠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