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친 그대 멀리 가지마라…대구엔 □□□□□ 있다

  • 최미애,유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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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20 07:40  |  수정 2017-07-20 08:43  |  발행일 2017-07-20 제21면
■ 도심 이색휴가지 3선

한때 시원한 바다와 계곡을 찾아가는 것이 유일한 휴가인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휴가의 방식이 다양해지고 있다. 먼 곳을 가기보다는 가까운 호텔이나 도심에서 휴가를 보내는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체류와 휴가를 결합한 신조어)’을 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지난해 시장조사전문기업 마크로밀 엠브레인의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와 관련된 설문조사를 한 결과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 정도(50.6%)가 여름휴가에 꼭 여행을 가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도심에서 누구나 쉽게 휴가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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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시 동구 방촌동에 위치한 ‘코믹스스토리’에서 손님들이 만화책을 읽고 있다. 손동욱기자 dingdong@yeongnam.com

만화카페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 등
다양한 구조 눈길…나홀로 휴가지 각광
방촌동 코믹스스토리 등 40여곳 영업


나홀로 휴가족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공간이 있다. 바로 만화카페다. 대구에는 중구 동성로뿐만 아니라 아파트가 밀집한 동네나 주택가 등에 만화카페가 40여곳 있다. 지난 17일 찾은 코믹스스토리(대구 동구 방촌동)는 어느 카페와 다를 바 없어 보였다. 그런데 문을 여는 순간 수많은 만화책이 책꽂이에 꽂혀있고, 그것들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누워서도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은 물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눈에 띄었다. 예전 만화방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라면을 끓여주는 서비스도 인상적이었다. 이곳에는 만화책, 웹툰, 판타지 소설, 무협소설, 성인소설 등 7종류의 도서 총 3만권이 있다. 이곳을 찾는 손님은 어린 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다. 류동수 코믹스스토리 대표는 “어린 학생들이 읽을 수 있는 책부터 성인들이 읽을 수 있는 성인물까지 다양하게 배치를 했기 때문에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성인은 시간당 2천400원, 학생은 1천800원이다.

나홀로 휴가지로 인기를 얻고 있는 ‘만화카페’의 매력은 무엇일까. 이곳에서 만난 이주연씨(28)는 “다른 지역으로 휴가를 가기엔 비용도 비싸고, 번거롭다는 생각을 했다. 그냥 시원한 곳에서 혼자 만화책을 읽으면서 쉬고 싶을 때 이곳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류동수 대표 역시 “여름이 대목이다. 휴가철인 7월 말과 8월 초 주말에는 매장 안이 꽉 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운 여름 혼자 집에서 보내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서 편안하게 휴가를 즐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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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열렸던 제3회 대구워터페스티벌. <영남일보 DB>

대구워터페스티벌

북성로 골목에서 펼쳐지는 물총 축제
‘도심 속 즐기는 물놀이’ 30일 개막
워터존·펀존 두가지 방식으로 운영


혼자서도 시원한 물놀이를 하면서 뛰어놀고 싶다면 오는 30일에 열리는 ‘대구워터페스티벌’을 추천한다. 올해 4회째를 맞이한 ‘대구워터페스티벌’은 중구 북성로 골목에서 펼쳐지는 물총축제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진행되는 이 페스티벌은 ‘도심에서 즐기는 물놀이’를 지향한다. 친구가 아닌 모르는 사람에게 물총을 마구 쏘더라도 이날만큼은 모두 허용하는 분위기다. 아이들과 함께 온다면 행사장에 마련된 미니 풀장에서 즐거운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2014년 ‘더운 여름날 한번 놀아보자’며 시작한 놀이가 지금의 축제로 발전했다. 올해는 총 600m의 북성로 골목에 ‘워터 존(Water zone)’과 ‘펀 존(Fun zone)’ 두 구역을 운영한다. 워터존에는 살수차와 미니 풀장이 있어 마음껏 물놀이를 즐길 수 있다. 펀존에서는 플리마켓과 주민쉼터, 푸드트럭 등을 운영한다. 물놀이와 더불어 다양한 볼거리, 먹을거리도 제공하겠다는 것이 행사 주최 측의 취지다.

‘대구워터페스티벌’의 주최를 맡은 김경호 문화마을협동조합 이사는 “어린아이부터 가족 단위 참가자, 외국인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하는 도심 속 물놀이 축제”라며 “올해는 여러가지 모습으로 코스프레를 한 사람들이 나와 다양한 모습과 볼거리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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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연극 ‘두 여자’의 한 장면.

공포 연극 소극장

 오싹하고 무서운 분위기 공연 잇따라
‘두 여자’ 하모니아트홀서 31일까지
‘술래잡기’ 다음달 11일 첫공연 예정


스크린이 아닌 실제 눈앞에서 펼쳐지는 공포를 느껴보는 것은 더위 탈출의 한 방법이다. 지역 공연장에서 여름을 맞아 다양한 공포 연극을 선보이고 있다. 대부분 소극장 공연이어서 짜릿한 공포를 가까운 곳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2년부터 서울 대학로, 대구, 부산 등에서 관객을 오싹하게 했던 연극 ‘두 여자’가 대구 중구 동성로에 위치한 하모니아아트홀 2관에서 31일까지 공연된다. 이 작품은 10년 전 방화사건으로 정신병원에 갇힌 쌍둥이 언니 주성희가 쌍둥이 동생 주명희를 찾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다양한 무대 장치를 이용해 시각 외에 청각, 후각, 촉각으로 공포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남구 대명동의 소극장 길에서는 연극 ‘흉터’를 30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같이 등산을 했던 친구가 갑작스러운 사고로 세상을 떠나면서 남은 두 사람이 느끼는 복잡한 심정을 그려낸다. 사고로 인한 죄책감, 죄의식, 보복에 대한 공포 등 마음에서 시작되는 병이 얼마나 사람을 피폐하게 만드는지 보여준다.

동성로의 소극장 아트플러스씨어터 1관에서도 스릴러 연극 ‘술래잡기’를 준비하고 있다. 13년 동안 살인죄로 교도소에 감금되었던 남자가 출소 후 밀실에 감금되고, 두 여자가 함께 그곳에 갇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공연은 다음 달 11일부터 9월10일까지다.

이홍기 아트플러스씨어터 대표는 “여름철에는 무더위를 잊고 싶은 마음에 관객들이 오싹하고 무서운 분위기의 공연을 선호한다. 과거에는 깜짝 놀라게 하는 작품이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드라마, 스토리에서 오는 공포와 자극적인 요소가 있는 연극을 공연장에서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유승진기자 ysj194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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