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영 원장의 한의학칼럼] 열대야와 불면증

  • 이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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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7-18 08:07  |  수정 2017-09-05 11:31  |  발행일 2017-07-18 제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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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의 푹푹 찌는 더위가 늦은 밤까지 계속되어 열대야로 이어진다. 대프리카의 진면목을 올해도 여지없이 보여주는 대구의 7월이다. 긴 가뭄 뒤 장마가 시작되나 싶더니 비다운 비는 오지 않고 마른장마가 계속되어 중부 지방의 물 폭탄 이야기는 멀게만 느껴진다.

더운 여름에 불면증이 있는 사람은 밤낮으로 고생하며 더욱 더 여름이 길게 느껴진다.

수면장애 중 하나인 불면증은 잠을 청해도 오지 않거나 잠을 자다가 5회 이상 깨는 현상을 말한다. 또한 수면시간이 지나치게 짧은 것도 불면증에 속한다. 불면증이 지속되면 집중력이 떨어지고 피로도가 누적되며 체력저하 및 면역저하로 인해 다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의학에서는 불면증의 원인을 기가 울체되어 있는 담연울결(痰涎鬱結), 각종 스트레스에 의한 사결불수(思結不睡), 과로에 의한 음허내열(陰虛內熱), 출혈과 기혈부족으로 인한 영혈부족(營血不足), 정신적 충격으로 인한 것을 심담허겁(心膽虛怯)으로 구분한다.

우리 몸의 기(氣)는 낮을 주관하는 위기(衛氣)와 밤을 주관하는 영기(營氣)로 나눠져 있다. 낮에 활동할 때는 위기가 작용하고, 밤에 잘 때는 영기가 작용하지만 조화가 깨지면 불면증이 생기는 것이다.

치료는 허증과 실증으로 나누어 치료한다. 허증에는 보혈안신(補血安神)하는 귀비탕(歸脾湯), 양심탕(養心湯), 보심단(補神丹), 산조인탕(酸棗仁湯) 등을 응용한다. 실증에는 거담안신(祛痰安神)하는 온담탕(溫膽湯), 가미소요산(加味逍遙散) 등을 응용한다.

일상생활에서 커피, 홍차, 녹차, 콜라, 초콜릿 등 카페인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멀리하는 것이 좋다. 카페인은 강한 흥분 작용이 있으므로 잠이 오지 않는 사람에게 금물이다. 또 밤 12시 이전에 잠자리에 들어가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민간요법으로는 호두를 갈아 쌀과 함께 죽처럼 쑨 호두죽이 좋다. 죽순을 흐르는 물에 씻어 냉장고에 두고 하루 20g 씩 차처럼 마셔도 좋다. 아울러 가벼운 목운동도 효과적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목욕도 좋은 방법이다. 목욕은 교감신경을 활발히 하여 수면에 큰 도움을 준다. 목욕 중에서도 술 목욕이 효과적이다. 목욕물을 40℃ 정도로 하여 욕조에 청주 1.8ℓ정도 붓고 10분간 목욕을 하는 것이다.

또 숙면을 위해 베개는 낮고 시원하게, 무릎은 굽히고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반듯이 눕는 것보다 기력을 돕는데 좋다.

건전한 정신에 건전한 육체가 깃든다 했다. 규칙적인 생활과 긍정적인 사고방식은 열대야가 기승을 부리는 불면의 밤을 숙면으로 이끌어 줄 것이다.

<현풍 성모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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