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현 원장의 약재 산책] 아교

  • 이창호
  • |
  • 입력 2017-07-18 08:06  |  수정 2017-09-05 11:31  |  발행일 2017-07-18 제21면
당나귀 가죽 달여 마을 유행병 고쳐…불면 치료·피부 윤택에 효능
20170718

검은 소나 검은 말의 가죽을 아정수(阿井水)로 고아서 만든 교질이 아교다. 아정수란 중국 산둥성 양구현 아읍에 있는 샘물이다. 각종 미네랄을 많이 함유한 아정수는 일반 물보다 비중이 높다. 아정수로 아교를 달이면 잡질이 쉽게 위로 떠올라 더욱 순수한 아교를 얻을 수 있다. 아교의 약성은 평평하며, 맛은 달면서 짜다.

옛날 산둥성 아읍에 아교라는 어여쁜 처녀가 살았다. 그런데 아읍에 유행병이 돌아 사람들이 피를 토하면서 죽어나갔다.

보다 못한 아교는 산속으로 들어가 마을 사람들을 구해달라고 산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제사를 끝내자마자 산신령처럼 생긴 백발노인이 나타났다. 노인은 아교에게 마을에 있는 검은 당나귀 가죽을 먹이라고 하고는 사라졌다. 아교는 깜짝 놀랐다. 실제 몸집은 작지만 온 마을을 설치고 다녀서 골치 아픈 당나귀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아교는 급히 산을 내려와 당나귀를 잡으러 갔다. 그 당나귀는 예상외로 힘이 세고 사나웠다. 목숨을 걸고 싸운 끝에 당나귀를 잡아 가죽을 벗겼다.

물에 담가 털을 깎은 다음, 큰 솥에 넣고 약한 불로 끓이기 시작했다. 껍질이 풀어지고 물처럼 녹을 때까지 계속 끓였다. 마침내 황갈색에 독특한 냄새가 나는 끈끈한 고약이 되었다. 아교는 급히 고약을 유행병에 걸린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다. 아니나 다를까, 고약을 먹은 사람들이 모두 회복되었다. 마을 사람들은 아교를 칭송하면서 그 고약을 아교라 부르고 널리 사용했다.

아교는 지혈제로서 자양강장 작용을 겸유하여 일체의 혈증(血症)을 치유한다. 토혈(吐血), 객혈(喀血), 육혈, 장출혈, 하혈 및 산전산후의 출혈을 멈추게 한다. 보혈(補血) 작용이 있어 불안, 현훈(眩暈)을 치료하고,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심신(心身)을 안정시켜 잠이 잘 오게 하고, 피부를 윤택하게 한다. <제생한의원>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건강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