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숨지게 한 탓에 8년전 병든 모친 살해 범행도 드러나

  • 입력 2017-06-27 13:57  |  수정 2017-06-27 13:57  |  발행일 2017-06-27 제1면
살인 피의자 발뺌하다 뒤늦게 자백 "빨리 사형시켜 달라"

 부산에서 병든 어머니를 살해해 재산을 챙기고 뻔뻔하게 기초연금까지 가로챈 40대 아들의 범행은 홧김에 동거녀까지 살해하면서 8년 만에 들통났다.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27일 존속살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박모(48) 씨는 2009년 6월 18일 병든 어머니(당시 66세)를 살해하고 적금과 전세금 2천400만원을 챙긴 뒤 올해 2월까지 기초연금 1천100여만원을 가로챘다.


 그러나 이때까지 박 씨 어머니가 살해된 사실을 알거나 눈치챈 사람은 주변에 아무도 없었다.


 다리가 아파 입원한 어머니를 다른 병원으로 모신다며 퇴원시킨 뒤 곧바로 살해해 시신을 야산에 버렸고 "모친이 장기간 입원해야 한다"며 전셋집을 뺐기 때문이다.


 모친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박 씨의 친형은 올해 초 경찰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 모친이 사라졌는지조차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의 범행은 또 다른 살인 사건으로 수면위에 불거졌다.


 박 씨가 2011년 8월 말 홧김에 8년가량 동거한 A(당시 44세) 씨를 살해, 바다에 유기했고 A 씨와 연락이 두절된 A 씨의 가족이 그해 12월 가출신고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박 씨의 범행 단서가 나오지 않은 데다가 박 씨가 잠적해 수사에 별다른 진척이 없었다.
 탐문 수사를 계속하던 경찰은 올해 2월 박 씨의 모친이 장기간 실종된 사실을 파악하고 금융계좌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박 씨가 모친의 재산을 모두 챙긴 뒤 기초연금까지 가로채고 있는 사실을 포착했다.


 또 박 씨의 모친이 7년 이상 금융거래와 전화통화 등 일상생활을 한 흔적(생활반응)이 없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박 씨가 모친에게 몹쓸 짓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경남창원시의 한 교회 근처에서 노숙하는 박 씨를 붙잡아 조사한 결과 모친 살해 혐의를자백받았다.


 경찰은 박 씨가 A 씨 살해 혐의에 대해 처음에는 "친구 집에 간 뒤 연락이 끊겼다"고 발뺌하다가 거짓말 탐지기 조사에서 '명백한 거짓말'이라는 판정이 나오자 범행을 시인했다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박 씨에게 살해된 동거녀 가족이 가출신고를 하지 않았다면 박 씨의 모친 살해 사건은 지금도 드러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 씨는 범행을 저지른 지 6∼8년 만에 모두 들통나자 뒤늦게 후회하며 "빨리 사형시켜 달라"고 말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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