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리퍼거나 슬리퍼 닮았거나…패션피플 발은 편안함을 선택했다

  • 박주희
  • |
  • 입력 2017-05-27 07:49  |  수정 2017-05-27 07:50  |  발행일 2017-05-27 제12면
■ 올여름 핫 슈즈 아이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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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촌스러운 아재패션으로 치부되던 샌들에 양말을 매치한 스타일이 유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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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슈즈는 세련되게 진화된 슬리퍼를 말하는 ‘뮬 스타일’이 강세다. <대구백화점 제공>

감춰왔던 발을 드러내는 계절이 다가왔다. 올해 여름 최강 슈즈 아이템으로 ‘슬리퍼’가 주목받고 있다. 슬리퍼의 진화로 불리는 ‘뮬 스타일’과 ‘블로퍼’가 핫 아이템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굽도 낮아졌다. 여성의 자존심이라는 높은 굽 대신, 3~5㎝ 굽의 ‘키튼힐’이 대세로 자리매김 중이다. 펀칭 스타일 슈즈와 패션 테러리스트의 코디로 여겨졌던 샌들에 양말을 신는 것도 유행이다.


뒤축 트인 ‘뮬’은 머스트 아이템
기하학 도형·특이한 형태 굽 인기

단정한 로퍼·슬리퍼 만난 블로퍼
전세계 확산…남성제품 첫 출시

3∼5㎝ 키튼힐…여성스럽고 편안
‘여성의 자존심’ 하이힐 판매 감소

샌들+패션양말 연예인 영향 확산
슈즈에 구멍 낸 펀칭패턴도 인기



◆뮬 스타일, 올여름 ‘잇 슈즈’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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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찌의 프린스타운 블로퍼, 꾸준히 인기 몰이를 하는 효자상품이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제공>

올해 패션 피플의 발끝을 감쌀 머스트 해브 아이템은 ‘뮬’이다. 뮬은 뒤축이 트인 슬리퍼 스타일의 슈즈를 지칭하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잇 슈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앞 코 부분은 격식을 갖춘 듯 하지만 뒷모습은 편안한 슬리퍼 형태로, 신고 벗기 편하고, 굽이 없는 스타일부터 높은 굽까지 다양하다.

뮬은 발등을 살짝 덮어주는 스타일이 많아 발목이 드러나는 팬츠나 스커트와 코디하면 멋스럽고 날씬해 보이며, 정장이나 캐주얼 등 어느 스타일에나 쉽게 매치하기 좋다.

작년엔 장식없는 뮬이 유행했다면, 올해는 기하학적인 도형이나 특이한 형태의 굽을 지닌 뮬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지역 백화점의 슈즈 브랜드마다 다양한 종류의 뮬 스타일 신제품을 만나볼 수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 5층 슈즈 코너에 위치한 슈콤마보니 브랜드에서는 폴리곤(polygon) 뮬이 호응을 얻고 있다. 양말을 매치한 데님이나 와이드 팬츠 등 캐주얼 스타일부터 모던 스타일까지 착화가 가능하다. 슈콤마보니 롯데백화점 대구점 관계자는 “뮬 스타일 슈즈를 찾는 고객이 전체 고객의 절반에 달한다”고 전했다.

대구신세계백화점의 슈퍼콤마비, 헬레나앤크리스티, 치오안나 등의 브랜드에서도 뮬 스타일을 매장 중앙에 진열해 고객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대구신세계의 스타일 슈즈 편집숍 역시 다양한 뮬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이번 시즌에는 원색 계열의 강렬한 색상을 찾는 고객이 많다.

뮬의 일종인 ‘블로퍼’도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블로퍼(Bloafer)는 백리스(Backless·뒤가 없는)와 로퍼의 합성어로, 슬리퍼처럼 보이는 로퍼 디자인을 지칭한다. 단정한 스타일의 로퍼와 편안한 슬리퍼의 강점을 갖춘 아이템으로, 정장과 캐주얼룩에 쉽게 코디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블로퍼는 지난해 구찌에서 출시한 제품이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킨 후 그 인기가 전 세계로 확산 중이다. 구찌 브랜드에서는 프린스타운 블로퍼가 효자상품으로 등극할 만큼 꾸준히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블로퍼 열풍에 남성 구두 브랜드까지도 올해 처음으로 블러퍼를 출시 제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이힐 지고 키튼힐 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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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튼힐 상품인 자디올의 슬링백. <롯데백화점 대구점 제공>

하이힐 시대가 가고 미드힐 열풍이 불고 있다.

키튼힐은 ‘새끼고양이(kitten)’와 ‘힐(heel)’의 합성어로 3~5㎝ 미들굽을 가진 여성화다. 플랫슈즈보다는 여성스럽고 하이힐보다 편안한 착화감을 자랑한다.

이같은 트렌드에 따라 실제로 롯데백화점 대구점에서는 이달 들어 굽이 낮은 단화·슬립온·운동화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0%, 37%, 26% 증가하고 있다. 반면 하이힐 판매량은 20% 가량 감소하는 추세다.

패션피플들도 관심이 많은 대표적인 키튼힐 상품으로는 자디올(j’adior) 슬링백이 있다. 자디올 슬링백의 블랙 테크니컬 패브릭 디자인은 최근 웨딩슈즈로 각광받은 후 매장 입고가 원활하게 되지 않아 대기해야 구매할 수 있는 핫 아이템이다. 슬링백은 여성 슈즈 스테디셀러 아이템으로 구두 코 부분이 덮여 있고 뒤꿈치 부분은 샌들처럼 노출된 여성 슈즈를 말한다.

◆샌들에 양말 신어줘야 패션피플

‘스포츠 샌들에 양말’은 여름철이면 한번씩 볼 수 있는 촌스러운 ‘아재패션’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요즘은 샌들에 당당하게 양말을 신어주는 게 핫하다. 패션 센스라고는 전혀 없다고 여겼던 아재패션도 패션 리더들이 하면 트렌드가 된다.

대백프라자 6층 스포츠 전문매장 ‘B Shop’에서는 올여름 유행하는 ‘블랙쉘’ 스포츠 샌들과 줄무늬 양말 코디에 고객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블랙쉘 샌들은 심플한 디자인에 스포티하면서 실용적인 소재와 컬러로 기능성을 넘어 패션 아이템으로 활용할 수 있다. B Shop에서는 13만8천원짜리 블랙쉘 샌들을 4만9천원 특가에 판매하고 있으며, 줄무늬 양말도 함께 구매할 수 있다. 대백프라자점 4층 여성 패션 구두 전문 매장인 리치오안나에서도 다양한 샌들과 함께 포인트 양말을 내놓고 있다.

리치오안나 대백프라자점 매니저는 “최근 연예인의 샌들과 양말을 매치한 패션이 언론에 노출되면서, 샌들과 패션 양말의 판매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면서 “한때 농군패션으로 불리며 촌스러움의 대표적인 코디였으나 이제는 고객이 먼저 찾는다”고 말했다.

◆펀칭 스타일도 인기몰이

펀칭 스타일의 슈즈도 인기를 끌고 있다. 펀칭 패턴은 슈즈 전면에 여러 개의 구멍을 낸 디자인으로 통기성을 높였으며, 캐주얼하면서도 스타일도 챙길 수 있다.

대백 프라자점 4층 지니킴 매장에서는 단화, 스니커즈, 힐 등 다양한 종류의 펀칭 스타일의 슈즈를 만나볼 수 있으며 편안한 착화감은 물론 액티브함을 지닌 디자인으로 포인트 스타일링이 가능하다.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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