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성] 결혼

  • 마준영
  • |
  • 입력 2017-05-25   |  발행일 2017-05-25 제31면   |  수정 2017-05-30

1년 중 결혼식이 가장 많은 달은 언제일까. 많은 사람이 이 질문에 장미의 계절 5월이라고 답한다. 하지만 실제 통계자료를 보면 10월 13.2%, 11월 12.5%에 이어 5월은 11.7%로 3위에 그친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5월을 결혼의 최적기로 생각할까. 아마도 ‘5월의 신부’를 꿈꾸는 많은 미혼 여성들의 로망 때문이 아닐까.

지난 13일 사랑의 맹세로 5월의 신랑·신부가 된 한 커플의 얘기가 두고두고 화제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근무하는 채희도(33)·이지혜씨(34)의 얘기다. 이제 어엿한 부부가 된 이들은 2015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2016년 1월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 발령받은 직장 동기다. 인연을 맺어주고 사랑을 키워준 곳, 그런 특별한 의미의 공간인 호국평화기념관에서 새 출발을 알리는 결혼식을 올린 것이다.

이들 부부는 태어날 아이의 이름도 미리 정했단다. 남자아이일 경우 ‘호국’. 채호국이다. 나라를 사랑하는 훌륭한 인재로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에서란다.

요즘 들어 개성 강하고 자신만의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생각이 확고한 젊은 예비부부들 사이에 이색 결혼식이 인기다. 자기들만의 추억의 장소나 하우스 웨딩, 뮤지컬 결혼식, 주례 없는 결혼식 등 세상에 둘도 없는 특별한 결혼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지면서 결혼 문화도 10여년 전과 비교하면 엄청나게 달라졌다.

하지만 걸림돌도 많은 게 사실. 무엇보다 양가 부모들을 설득하기가 만만찮다. 대부분의 부모가 남들의 시선을 의식해 기존의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가족들의 반대와 눈치 등으로 실제 작은 결혼 실천 비율도 절반 정도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정책연구소가 발표한 ‘육아 문화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작은 결혼을 할 수 없었던 원인에 대해서 22.9%가 ‘가족 반대’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남들 하는 대로 해야 할 거 같아서’가 19.1%, ‘그동안 뿌린 축의금 생각에서’가 16.6%로 뒤를 이었다.

오랫동안 한국사회에서 누구나 인생에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던 결혼. 유독 겉치레와 허례허식이 심하고, 절차와 형식을 많이 따지는 것이 우리사회의 결혼문화였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경제적 비용을 줄이고 형식에 얽매이지 않는 개성을 살린 특별한 결혼식이 대세다. 마준영 경북부 차장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인기뉴스

영남일보TV





영남일보TV

더보기




많이 본 뉴스

  • 최신
  • 주간
  •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