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40칼럼] 섬세한 스킨십의 대러시아 외교를 펼치자

  • 인터넷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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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23   |  발행일 2017-05-23 제30면   |  수정 2017-05-25
한반도 문제 러 몽니 없도록
한국-러시아 관계증진 절실
가스관 프로젝트 신중 접근
민간 소통채널 적극적 지원
서로간의 신뢰 기반 다져야
20170523
전명수 러시아 비즈니스 이코노미스트

새 정부가 들어서며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실추된 국격을 회복하기 위한 발빠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먼저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에 대통령 특사단을 파견했다. 러시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각별한 인연이 있는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특사로 파견해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정부가 추진하던 나진하산 복합물류사업이 침몰한 이래 지금까지 양국 간은 주요 어젠다 자체가 없을 정도로 교착상태에 빠져있다. 그만큼 일국의 외교안보 라인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제대로 실감케 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푸틴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동북아에서 서로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양국 관계의 내실있는 발전을 만들어 가자고 합의했다. 푸틴 대통령이 특사단을 직접 만나겠다고 약속한 걸 보면, 우리 새 정부가 펼칠 대러외교에 대한 러시아의 지대한 관심이 예측된다. 과거 정부에서도 러시아에 특사를 보냈지만 러시아 대통령과 직접 면담한 경우는 전례가 없었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한러 간 소통 강화 그리고 북극항로 공동개척 및 극동지역 개발협력 확대를 러시아측에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은 세가지 분야 모두에 대해 협력할 준비가 됐다고 공감을 표명했다.

우리의 외교안보 라인의 정상적인 복원을 위해서는 러시아와의 관계개선이 하루속히 필요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새 정부의 대러시아 특사외교는 환영할 만한 일이고 적절한 결정으로 보인다. 양국 관계증진을 위한 새로운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극동에서 양국 협력사업으로 추진할 남북러 가스관 프로젝트는 신중을 기해서 접근하길 간곡히 당부한다. 3각 협력사업은 분명히 의미있고 좋은 사업이다. 다만 양국 경협의 무게중심을 처음부터 양자가 아닌 북한의 참여가 동반되는 정치적 성격이 짙은 프로젝트로 설정하는 것은 재고돼야 한다. 지금까지 펼친 우리의 북방사업들을 살펴보면 3각협력으로 철도, 가스관, 물류사업 모두 뚜렷한 성과 없이 정치적 이유로 좌초됐다.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야심차게 출발은 하지만 북한변수는 한러 양자가 아무리 추진속도를 높인다 해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러시아 또한 우리의 3각 협력사업에 흥미가 덜해 보인다. 특히 지난 정부의 나진하산 복합물류사업이 결국 미완으로 종결됐다. 우리의 마무리과정이 아쉬웠다. 유엔의 대북제재 방침에도 백방을 뛰어다니며 살리려 했던 러시아에 우리는 충분한 대화와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부족했다. 러시아 또한 당장의 서운함과 사업의 본질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을 터이다. 러시아 천연가스를 북한을 경유한 가스관을 통해 들여오는 사업은 북한의 태도변화에 따라 추진할 수 있는 중장기 프로젝트이다.

한러 간 관계증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 소통을 해야 한다. 소통을 위해서는 당연히 교류가 있어야 한다. 전남의 한 민간단체의 의료협력으로 시작된 인연이 양 지자체 간의 협력으로 이어진 사례, 그리고 장애인 간 스포츠교류로 인간적인 동질감을 확인하고 다양한 교류협력으로 확대되고 있는 최근 사례는 한러 민간외교의 귀감이 되고 있다.

필자는 정부가 나서 민간차원에서의 대러시아 소통채널을 적극 지원해주길 제언하고자 한다. 공공외교의 일환으로 민간단체 간의 교류 활성화를 통해 양국 국민들의 문화교류로 친교의 장을 만들어주는 것은 앞으로 양국 관계증진의 근간을 만들 수 있는 하나의 좋은 안이라 생각한다.

인적교류가 한층 활성화되면 서로 간 이해의 폭도 깊어지고 신뢰감을 쌓을 수 있다. 결국 사업에 앞서 사람중심의 인적교류가 우선돼야 양국관계의 신뢰기반이 더욱 견고해질 수 있는 것이다. 최소한 국제사회에서 또 한번 한반도 문제가 시끌벅적해도 ‘러시아 몽니’는 없을 정도의 섬세한 대러 외교를 새 정부에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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