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개 다육 화분이 반기는 카페…전국 각지서 마니아 발길 이어져

  • 김점순 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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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5-17   |  발행일 2017-05-17 제13면   |  수정 2017-05-17
대구 계산동 샌프란시스코 화제
1500개 다육 화분이 반기는 카페…전국 각지서 마니아 발길 이어져
카페 샌프란시스코를 운영하고 있는 김장숙씨가 옥상 정원에서 다육식물과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어머나, 너무 예쁘다.”

건물 5층의 문을 살며시 밀고 들어서는 순간 저절로 터져 나오는 감탄사. 다양한 모양과 색깔로 경쟁이라도 하듯 서로의 우아한 자태를 뽐내며 발목을 잡는다. 모두가 예사롭지 않다.

지난 13일 대구시 중구 계산동 ‘카페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난 다육정원의 풍경이다. 2015년 김장숙씨(63)가 다육이와 화분을 모으는 자신의 취미를 접목해 테마 있는 찻집으로 문을 열었다. 미국 사람들이 은퇴 후 살고 싶은 도시로 손꼽는 샌프란시스코처럼, 찻집은 편안해서 다시 오고 싶은 편안한 휴식 공간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렇게 이름 붙였다.

이곳은 세미나 등을 위한 열린 문화공간을 비롯해 볼거리·먹거리·즐길거리로 힐링할 수 있는 커피숍·화분 전시장·옥상 정원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커피숍에서 사용하는 재료는 최고급을 고집하고 있고, 프레츨은 특별메뉴다. 화분전시장에는 김씨가 10년 넘게 모아온 각양각색의 화분들이 진열되어 있고 건물 옥상은 다육식물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됐다. 덕분에 가족과 몇몇 지인에게만 공개하던 다육이는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즐거움을 선물하는 해피 바이러스로 확산되고 있다. 화분 전시장은 예약하면 관람할 수 있다.

김씨와 다육식물의 인연은 김씨가 다육의 통통하고 앙증맞은 매력에 빠져들면서 시작됐다. 김씨에게 다육정원은 아이디어 창고이기도 하다. 평생직장으로 학원을 운영하는 김씨는 일상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대부분을 여기서 얻는다. 하엽 떼는 시간은 혼자만의 명상의 시간이 된다. 반짝 아이디어도, 사소한 문제들도 다육을 돌보면서 떠올리고 해결한다.

카페가 소문이 나면서 전국 각지에서 다육 마니아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다. 아이디를 ‘로즈가든’이라고 밝힌 한 여성은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난 곳은 다 다녀 보았지만 개인이 이렇게 많은 다육을 소유하고 대중에게 공개하는 것은 처음 봤다. 특히 다육이 심긴 화분도 작가들의 작품이라 창원에서 달려온 보람이 있다”고 극찬했다. 40대 후반의 김현정씨(대구 수성구)는 “눈길 가는 곳마다 다육이며 화분이 예쁘고 신기해서 보물찾기 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소유하고 있는 다육 화분은 1천500개가 넘는다. 화분은 플라스틱이 아니라 작가들이 빚은 화분이라 하나하나에 의미를 부여해서 보면 더 새롭다. 김씨는 “고객들이 우리 카페에 오면 잠시라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길 바란다”며 환하게 웃었다.

글·사진=김점순 시민기자 coffee-3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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