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20%, 지난해 지역인재 한명도 안뽑아"

  • 입력 2017-03-30 15:46  |  수정 2017-03-30 15:46  |  발행일 2017-03-30 제1면
지역발전위원회 릴레이 토론회…"35% 의무채용 법제화해야"

 공공기관 지방 이전에 발맞춰 공공기관의 지역 인재 35% 채용을 법으로 의무화해 지방 대학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희수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30일 오후 서울 세브란스 빌딩에서 지역발전위원회와 한국지역개발학회 공동 주최로 '혁신도시의 지역 성장 거점화 전략'을 주제 삼아 열린 '지역발전정책 릴레이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신규 채용 시 35%이상을 지역 인재에 할당하게 돼 있음에도 절반에 가까운 45%가 지역 인재 채용 비율이 35%에 미치지 못했다.


 지방대 인재를 지난해 단 한 명도 뽑지 않은 공공기관이 20.3%였고, 단 한 명만채용한 곳도 7.7%였다.
 지역별로는 부산은 공공기관 20곳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4곳, 경남은 13곳 가운데 4곳(30%), 울산은 6곳 가운데 2곳(33%)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이를 두고 이 교수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시행한 공공기관의 이전만 현실화됐을 뿐 지역 인재 양성과 채용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지역의 경제는 활성화하기를 바라면서 지역 인재를 채용하는 것은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 않아도 저출산·고령화 현상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로 입학 자원이 줄고,대학구조개혁까지 실시돼 지방 대학을 둘러싼 여건은 여전히 어렵다고도 말했다.


 이 교수는 이에 따라 '적극적 고용개선조치'(affirmative action)로 '지방 대학 및 지역균형 인재 육성에 관한 법률'의 35% 이상 비율을 의무화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제기될 수 있는 공공기관 구성원의 지역 편중에 따른 학연·지연 우려에 대해서는 '지역'의 개념을 특정 시·도로 한정하지 않고 '권역별'로 확대하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지역 인재는 출생 지역이 아닌 이전한 공공기관 소재지의 대학·고교 졸업자여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역 사회와 대학 평생 교육체제가 상생하며 기능별·분야별로 연계, 보완, 경쟁하는 고등교육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회는 지역발전위원회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한 시·도별 순회 지역발전간담회와 국책연구기관 등에서 제기된 정책 이슈 등에 대응해 새로운 지역발전정책을 수립하고자 마련됐다.


 이날을 시작으로 다음 달 4일 '분권화 시대 재정 분권의 실천 방안', 다음 달 6일 '지역 발전 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 모색'을 주제로 총 세 차례 열린다.


 이날 이 교수에 앞서서는 류승한 국토연구원 국토계획지역연구본부 연구위원이 '혁신도시와 지역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주제로 발표했다.
 혁신도시는 이전 공공기관을 수용해 기업·대학·연구·공공기관 등이 서로 긴밀하게 협력하는 여건과 주거·교육·문화 같은 정주 환경까지 갖춘 미래형 도시를 가리킨다.


 지난해 현재 14만9천570명이 주민 등록해 목표 인구 26만7천여 명의 56%를 달성했고, 대상 면적의 92.2%의 분양률을 기록한 바 있다.
 류 연구위원은 혁신도시를 두고 여전히 ▲ 계획대비 직원 이주율 저조 ▲ 가족 동반 이주율 저조 ▲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대학 간 교육·연구협력 미흡 ▲ 산하기관·협력업체 동반 이전 저조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혁신도시는 젊은 인재가 살고 싶어하는 기업가형 도시가 돼야 한다"며 "주민 입주로 완성되는 도시가 아니라 협력을 통해 진화하는 '만들어가는 도시'다. 혁신도시의 발전 단계를 고려해 중·장기적으로 계획을 수립하고 단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류 연구위원은 이를 위한 추진 과제로 ▲ 혁신도시라는 지리적 경계를 넘어선 혁신 생태계 구축 ▲ 커뮤니티 빌딩에 대한 지원 강화 ▲혁신도시 산업발전 기반 확충 ▲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 기업·대학 간 협력 강화 ▲ 기업 생애 전 주기에 걸친성장·입지 지원체계 구축 ▲ 혁신도시의 지속적 발전을 담보할 수 있는 거버넌스 구축 등을 들었다.


 발표에 이어 이태성 경남테크노파크 원장, 하성규 한국주택관리연구원장, 황태규 우석대 호텔항공관광학과 교수, 김석중 강원연구원 미래전략연구센터장, 한명희 국토교통부 혁신도시재정과장 등이 토론을 벌였다.


 지역발전위원회는 "이번 토론회는 지역 발전 분야 대학교수, 국책연구기관, 시도연구원, 공공기관 관계자 등 27명의 전문가가 참여하는 정책 토론회"라며 "앞으로지역 정책 방향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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