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사지마비 환자, 뇌에 센서 이식후 스스로 밥먹기 성공

  • 입력 2017-03-30 07:49  |  수정 2017-03-30 07:49  |  발행일 2017-03-30 제14면
중증 사지마비 환자, 뇌에 센서 이식후 스스로 밥먹기 성공
사지가 마비된 한 미국 남성이 팔로 신호를 보내는 센서를 뇌에 이식한 후 스스로 식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지가 마비된 한 미국 남성이 팔로 신호를 보내는 센서를 뇌에 이식한 후 스스로 식사할 수 있게 됐다.

빌 코체바(53)는 2006년 미국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에서 자전거를 타다가 트럭과 부딪히는 사고가 난 뒤 어깨 아래 신체가 마비됐다. 의사들은 코체바가 다시 움직일 수 있도록 그의 뇌에 손 움직임을 제어하는 영역의 뉴런에서 신호를 포착하는 작은 장치 2개를 심었다. 이 신호는 외부 케이블을 통해 팔과 손 근육에 심은 전극에 명령을 내리는 컴퓨터로 보내진다.

신체가 마비된 후 코체바는 팔을 들 충분한 힘이 어깨에 없어서 의료진이 제공한 로봇 팔의 도움을 받았다. 첫 실험에서 코체바는 다른 사람 도움 없이 자신의 팔을 이용해 빨대로 커피를 마시고 으깬 감자, 마카로니 치즈 등을 포크로 먹었다. 코체바가 ‘뇌 임플란트’의 도움으로 스스로 식사에 성공한 사례는 28일(현지시각)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실렸다.

연구팀은 만성 중증 마비를 가진 환자가 자신의 뇌를 직접 활용해 팔과 손을 움직여 기능을 수행한 것은 이번이 첫 사례라고 소개했다. 연구 책임 저자인 미국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의 밥 커시 연구원은 “신체가 마비된 사람들은 척수가 망가져 뇌 신호가 근육으로 전달되지 않는다"며 “우리 시스템은 효과적으로 그 간극을 메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수년 안에 코체바 같은 환자들이 연구소 밖에서 이 기술을 사용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그렇게 하려면 여러 기술적인 향상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연구 목적으로 신체가 마비된 사람들에게 비슷한 기술을 적용해 물병 잡기와 칫솔 들기 등에 성공했으나, 뇌와 근육 임플란트는 연구소 밖에서는 아직 쓰인 적이 없다고 AP통신은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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