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경보 동호회 ‘불스’…“앱으로 소통·시간 맞춰 운동…82명 참가”

  • 명민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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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03-22   |  발행일 2017-03-22 제26면   |  수정 2017-03-22
세계마스터스 실내육상경기
스페인서 인기 많은 생활체육…이번 대회서 메달 10개 획득
스페인 경보 동호회 ‘불스’…“앱으로 소통·시간 맞춰 운동…82명 참가”
20일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스페인 경보팀이 자국 선수가 출전한 3천m 트랙경보 경기를 지켜보며 응원하고 있다.

‘세계마스터스 실내육상경기대회’에서 메달의 의미는 크지 않다. 35세 이상부터 5세 단위로 끊어 경기를 진행하기 때문에 나이대가 높아질수록 해당 종목에 단독 출전하는 경우가 간혹 생긴다. 참가자가 기록에 상관없이 금메달을 목에 건다. 실제로 ‘2017 대구세계마스터스 실내육상경기대회’ 최고령 출전자 찰스 어거스트(98)는 지난 20일과 21일 95세 이상 60m 달리기와 멀리뛰기에 단독 출전해 금메달 2개를 차지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국가별 순위에도 관심이 없다. 개인 기록경신이 오히려 더 중요하게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사정이 다르다. 21일 현재 메달 포인트(개수 및 포인트로 환산)에서 2위에 오른 스페인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19~20일 이틀간 진행된 3천m 트랙경보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를 휩쓸며 경보 돌풍을 일으켰다. 스페인이 딴 메달 12개(금 8, 은 3, 동 1) 중 10개를 경보팀이 획득했다.

해당 종목에 출전자 수가 적어서 어부지리격으로 메달을 획득한 것도 아니다. 스페인 경보팀의 메달은 경쟁이 치열한 축에 속하는 35~65세의 젊은 연령대 종목에서 나왔다.

21일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만난 스페인 경보팀원들이 이번 대회 ‘스페인 경보 돌풍’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줬다.

경보팀의 대표 호세 로드리게스(41)는 팀원들이 경보선수 출신이 아닌 순수 생활체육인들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하는 한편 자신의 직업은 경찰관이라고 소개했다. 로드리게스는 “스페인 경보팀은 그저 경보가 좋아서 모인 동호회 ‘불스’다. 바로셀로나·마드리드·말라가 등 스페인 전국 각지의 생활체육 경보인들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소통하면서 시간을 맞춰 모여서 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대회에는 총 82명의 동호회원이 참여했고, 대회를 위해 1주일에 2~4회 함께 훈련했다”고 말했다.

3천m 트랙경보 여자 40세 이상 경기에서 우승을 차지한 카브레라 사스 올가(43)는 경보가 스페인에서 매우 인기있는 생활체육 종목이라고 설명했다. 여름과 겨울의 온도차가 큰 스페인의 기온 특성상 관절에 무리가 덜한 경보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 올가는 “스페인 사람들은 계절에 관계없이 즐길 수 있는 경보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스페인 팀원들은 최근 스페인 내에서 다이어트 수단으로 경보의 인기가 더욱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저변확대가 스페인을 ‘생활체육 경보강국’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스페인 경보팀은 오는 24일 대구육상진흥센터 앞 도로에서 열리는 10㎞ 경보에도 대거 출전한다. 또 한번의 경보 돌풍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글·사진=명민준기자 minjun@yeongnam.com

☞경보(競步)=말 그대로 빨리 걷는 경기다. 한쪽 발이 지면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유지하면서 앞으로 나가야 한다. 두 발이 동시에 지면에서 떨어지면 ‘달리기 자세’에 해당돼 실격 처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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