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휘 셰프에게 듣는 ‘맛있는 복어’

  • 입력 2017-01-13   |  발행일 2017-01-13 제39면   |  수정 2017-01-13
대개 복어는 무조건 맹독성으로 착각
밀복·은복 등 업소용 식용복은 毒 없어
한식조리사도 일반 복은 다룰 수 있어
반면 참복·까치복 등은 관련 자격 필요
20170113
영양 수비면의 태양초 고춧가루로 버무린 콩나물무침과 환상적인 궁합을 보이는 밀복지리.

사실 같은 동해안 해역에서 잡히지만 고기는 잡는 배에 따라 중국산, 국내산 등으로 갈라진다. 물론 고기는 다 같다. 이곳에선 밀복, 그리고 아귀를 취급을 한다. 복어는 경주 감포수협을 통해 갖고 온다. 지난해 12월 말에 10㎏짜리 200상자를 구입해 냉동 창고에 보관 중이다. 1주일에 한 번 경주 양포로 간다. 활아귀를 경매받기 위해서다.

복어는 활복, 생복, 냉동복 등 세 종류가 있다. 경매장 바닥에 선어 상태로 죽어있는 걸 받아서 요리하면 생복, 활복은 살아 있는 걸 그대로 잡아 요리한 것이다.

임진강 황복이 가장 비싼데 일반적으로는 참복어(자주복)가 최고가다. 양식 말고 자연산은 40㎝ 기준으로 마리당 20여만원 선. 양식 참복어는 제주도, 서해, 중국산 등이 있다. 양식은 25~30㎝에서 팔아야 된다. 더 크면 사료 값이 더 들기 때문이다. 참복은 회, 탕, 복껍질, 수육 등을 부위별로 먹어야 효율적이다. 이런 경우에는 복어자격증이 있어야 된다. 나머지 일반 복은 한식조리사가 다룰 수 있다. 참복탕도 1인분 3만5천원 정도 받아야 타산이 맞다. 그래서 대구에선 가격 때문에 쉽게 내지 못한다. 다들 활복을 하고 싶지만 서민의 주머니 사정, 원가관리 등 때문에 대중화시키지 못하는 것이다.

보통 복어에는 식초를 넣어 먹는 것을 정석으로 아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식초 사용법도 일본식과 한국식이 있다. 일본식은 간을 하지 않은 맑은 육수에 복어를 넣고 끓여 지리로 해 먹는다. 개인별로 익힌 수육을 찍어 먹는 몇 종의 소스가 따라 나온다. 절대 식초를 국에 넣지 않는다. 비싼 복어의 진미를 제대로 맛볼 수 없게 만들기 때문이다.

복어라면 무조건 맹독성이 있는 줄 착각한다. 현재 국내 업소용 식용복은 거의 독이 없다. 맹독이 문제가 되는 건 황복, 참복, 까치복 정도고 밀복과 은복은 독이 없다. 낚시로 잡은 복어는 어종을 모르니 특히 조심해야 된다. 졸복, 복섬, 흰점복, 까치복 등은 내장 등을 잘 제거해야 되는데 대충 장만해 먹다가 응급실로 실려간다.

대구탕 같은 건 맹물로 끓여도 되지만 복어는 기본 육수를 이용하는 게 낫다. 이때 국물을 진하게 만드는 건새우, 북어 대가리 등은 절대 넣지 말아야 된다. 콩나물무침용 고춧가루는 영양 태양초로 만든다. 두절 콩나물은 비린내가 안 나기 때문에 뚜껑을 열어놓고 삶는다. 센 불에 6분30초 정도면 다 익는다.

제철 최고의 복어는 그 자체로 맛의 완성이다. 솔직히 별다른 레시피도 필요 없다. 식재료가 저급할수록 여러 양념이 동원된다. 다시 말해 식재료가 요리를 만드는 거지 요리가 식재료를 좌우하는 건 아니다. 특히 복어 요리의 경우는.


글·사진=이춘호기자 leek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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